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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사로잡는 폴리텍 이색 졸업생

부부 기능장, 은퇴 체육인 등 이색 사연 화제

유창민·강좌령 씨 부부 기능장은 14일 한국폴리텍대학을 나란히 졸업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기계가공기능장 국가기술 자격시험에 동시에 합격하고 12월에 결혼식을 올렸다.

유씨와 강씨 모두 대학 졸업 후 취업과 경력개발 문제로 창원캠퍼스 전문기술과정을 다니며 기술을 배웠다.

그 후 현장에서 경력을 쌓고 전공 분야 심화기술을 익히기 위해 2018년 기능장과정으로 창원캠퍼스에 다시 입학했다.

야간과정을 다니며 2년간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목표한 기능장 자격을 취득하는 데 서로가 힘이 되어줬다.

강씨는 “2년간 같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을 만날 때 서로 의지한 게 두 사람이 평생 함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차근차근 노력해 부부 기술사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14일 전국 34개 캠퍼스에서 졸업생을 배출한다. 올해 졸업생은 총 1만 2848명이다.

폴리텍은 다양한 계층에 특화된 직업훈련과정을 운영하는 만큼 졸업생 중에 유씨와 강씨 부부처럼 이색 사연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찬양 씨는 대학교 1학년까지 농구선수로 활동했으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게 됐다.

그 후 군 입대를 마치고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2018년 김제캠퍼스 산업설비자동화과에 입학했다.

이씨는 2년간 가스산업기사 등 7개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고 전공을 살려 졸업 전 취업을 확정했다.

현재는 가스 제조 및 배관 공급업체인 LS계열 ㈜예스코 안전기술팀에서 근무하며 도시가스 시설물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씨는 “갑작스러운 은퇴로 진로 전환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준비가 부족했던 상황이었다”며 “운동밖에 몰랐던 내가 새로운 인생을 찾는 데 기술교육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아름 씨는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지식재산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기술교육을 선택했다.

특허법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신기술 동향을 접했고 다양한 산업과 연계되는 정보보안 기술에 관심이 갔다.

김씨는 전공과의 융합 가능성을 보고 서울강서캠퍼스 정보보안과에 진학했다 김씨는 1년간 시스템·네트워크 보안 기술, 보안시스템 개발 기술 등을 익히고 현재는 정보보호 전문기업 조인어스비즈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기술교육이 진로 개발의 기회와 선택의 폭을 넓혀 줬다”며 “현장 경력을 쌓고 기술적 이해를 높여 신산업 분야 회사를 강소기업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경은 씨는 경력 단절을 딛고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다. 방씨는 강원대에서 정보통계학을 전공하고 미국 전시 대행사에서 4년간 근무했다. 결혼 후 귀국하면서 의류 쇼핑몰 창업에 도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방씨는 진로를 고민하다 원주 지역 전략산업인 의료기기 분야로 눈을 돌렸다.

방씨는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에서 1년간 의료기기 설계 기술을 배우고 현재는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에서 시제품 제작 분야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방씨는 “전문적인 기술교육이 있었기에 일자리를 찾는 데 나이나 결혼, 그 무엇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며 “의료기기산업은 미래 신기술과 융합해 발전 가능성이 큰 만큼, 기업의 성장을 돕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희 씨 교육생 신분에서 벗어나 폴리텍 교직원으로 새 출발한다.

이씨는 현대자동차에서 회계 담당 사무직으로 20년간 근무하고 퇴직했다.

“재취업하려고 여러 방면으로 일자리를 찾았지만, 이 나이에 사무직으로 다시 근무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더라고요.” 이씨는 자격증과 경력만 있으면 나이에 관계없이 평생 일할 수 있는 전기 기술에 관심이 갔다.

이씨는 지난해 폴리텍 인천캠퍼스 전기에너지시스템과를 다니며 10개월간 전기시스템 제어 기술을 익혔다.

전기산업기사 등 6개의 국가기술자격도 손에 쥐었다.

이씨는 폴리텍 정규 교직원으로 채용되어 오는 3월 개원을 앞둔 광명융합기술교육원에서 17일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이석행 이사장은 “기술인으로서 내딛는 걸음이 곧 인생의 새로운 길이 될 것”이라고 졸업생을 격려하는 한편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을 통해 일자리 특화대학으로 위상을 높여, 폴리텍이 자랑스러운 모교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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