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돈암동 한신한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2. 17일 실시한 노후배관 교체 등 보수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3개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7억8,200만원을 부과하고, 이들 3개사 모두와 업체 대표이사 등 개인 3인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하였다.
아파트 보수공사 입찰에서 발주자 측인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들은 공사와 입찰 절차 등을 잘 모르고 있어, 입찰 전 관련 공사를 수행하는 업체들로부터 공사내용, 소요예산 등에 관해 자문을 받고, 이를 참고해 관련 입찰을 실시하고 있다.
그간 공정위가 적발한 아파트 관련 입찰담합 건을 보면, 입찰 전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자문한 업체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입찰이 설계되도록 유도한 뒤, 입찰에 참여하면서 다른 업체들과 낙찰예정자 등을 합의하는 행태의 담합 관행이 형성되어 있었다.
위 업체들은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들이 비전문가라는 점을 악용해 입찰 전 자문을 한 업체의 사전영업을 서로 인정하여 그 업체를 낙찰예정자로 정하고, 다른 업체들은 들러리를 서주는 방법으로 담합 품앗이를 해 왔다.
와이피이앤에스, 미래비엠, 아텍에너지 등 3개사 역시 전형적인 아파트 입찰담합 관행에 따라 입찰 전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등을 상대로 사전에 영업한 와이피이앤에스는 낙찰받을 유인으로, 미래비엠과 아텍에너지 등 들러리 2사는 추후 다른 입찰에서 도움받을 유인으로 담합을 한 것이다.
와이피이앤에스, 미래비엠, 아텍에너지 등 3개사는 2017.2.17.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실시한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들러리를 정하고, 이에 맞춰 투찰가격 등 적격심사 평가요소를 합의하고 이를 실행하였다.
본 사건 담합을 주도한 와이피이앤에스는 2016. 11월경 동 아파트에서 보수공사 등 입찰을 준비한다는 것을 알고,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등에게 접근해 공사내용 등에 대해 자문해 주면서 본 사건 입찰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되도록 유도하였다.
와이피이앤에스는 아파트 입찰 관련 규정에 따라 3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해야만 본 사건 입찰이 성립된다는 점을 고려해 입찰 공고일인 2017. 2. 17. 전후로 미래비엠과 아텍에너지 등 2개사를 들러리로 끌어들였다.
낙찰예정자인 와이피이앤에스는 적격심사 기간 중인 2017.2.24.부터 3.2. 사이에 들러리 2사의 투찰가격이 적힌 입찰서, 원가계산서 등 적격심사 평가서류 등을 각각 작성해 미래비엠·아텍에너지에게 전달하였고, 이들 들러리 2사는 전달받은 평가서류 등을 그대로 투찰하였다.
당시 와이피이앤에스는 자신은 ‘187억 6천만 원’으로, 들러리 2사 중 아텍에너지는 ‘199억 4천만 원’, 미래비엠은 ‘221억 원’으로 투찰해 입찰가격 지표에서 자신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여 안전하게 낙찰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와이피이앤에스 직원은 아텍에너지의 입찰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한글 투찰가격을 ‘금일백구십구억사천만원정’이 아닌 ‘금이백이십일억원정’으로 잘못 작성하였는데, 이 금액이 미래비엠에게 전달했던 투찰가격과 동일했음에도 이를 몰랐던 아텍에너지는 그 입찰서를 그대로 투찰해 담합의 흔적·증거가 남게 되었다.
그 결과, 이들 3개사가 합의한 대로 적격심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와이피이앤에스가 2017.3.3. 낙찰자로 선정되어 ‘187억 6천만 원’이라는 금액으로 동 아파트 보수공사 및 에너지절약사업을 수행하게 되었다.
본 사건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들러리를 정하고, 이에 맞춰 투찰가격 등 적격심사 평가요소를 합의하여 이를 실행한 이들 3개사의 행위는 입찰담합에 해당한다.
이들 3개사의 담합으로 인해 경쟁 입찰을 통하여 계약금액 등을 정하고자 했던 동 아파트 입주민들(1만 5천 여 명)의 의도가 무력화되어, 약 25년 간 모아둔 장기수선충당금 187억 6천만 원이 보수공사·에너지절약사업 비용으로 쓰이게 되는 등 입주민들이 피해를 보았다.
공정위는 와이피이앤에스, 미래비엠, 아텍에너지 등 3개사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17억8,200만원(잠정)을 부과하고, 이들 3개사 모두와 업체 대표이사·임원 등 개인 3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 조치는 1만 5천 여 명의 입주민이 약 25년 간 모은 장기수선충당금을 노린 아파트 입찰담합을 적발해 엄중 제재한 것으로서, 서민생활 밀접분야에서 담합을 억지하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이들 3개사에 대해 총 17억 8,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데 이어 3개사 모두와 담합 가담자인 업체 대표이사·임원 등 개인 3인을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관련 업계에 무관용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이로써 향후 아파트 보수공사 입찰에서 입주민들이 장기간 동안 모은 장기수선충당금을 노린 담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공정위가 적발한 아파트 입찰담합 관행을 보면, 입찰 전 공사내용 등을 자문해 준 업체가 뒤로 담합을 해왔으므로, 입찰을 준비하려는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 같은 담합 관행을 참고해,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하는 업체를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정위는 지난 2021. 9. 16. 담합을 유발하는 아파트 입찰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등 서민생활 밀접분야에서 담합을 억지해 왔는데, 앞으로도 이 같은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보도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