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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건축물 설계공모 전 과정 종이 없는 '디지털 공모'로 혁신

작품 제출, 심사까지 종이 패널·설계설명서 대신 100% 디지털화로 설계공모 혁신

지난 12일 돈의문박물관마을 안내소 건물 지하1층에서 ‘서울사진미술관 건립 설계공모’ 1차 심사가 열렸다. 이날 심사현장은 기존의 건축 설계작 심사와는 전혀 다른 풍경으로 눈길을 끌었다. 설계도면이 그려진 대형 패널과 종이 설명서 대신, 심사장 벽면에 설치된 55인치 디지털 패널 20개와 대형 스크린을 보며 심사하는 ‘디지털 심사’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공공건축물 설계공모 전 과정에서 종이를 없애고 100% 디지털·온라인화하는 ‘디지털 공모’를 본격 시행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설계공모 공고부터 건축가들의 참가등록과 실제 작품 제출이 이뤄지고 작품 심사는 ‘디지털 심사장’에서 화면을 통해 진행된다.

모든 설계공모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새로운 시도다. 서울시는 그동안 설계공모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전문 홈페이지를 만드는 등 공공건축물의 디자인 품질을 높이기 위한 혁신을 선도해왔다.

본격적인 디지털 공모 시행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 6월 돈의문박물관마을 안내소 건물 지하에 140㎡ 규모의 ‘디지털 심사장’을 조성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수락산역 인근의 ‘어울림체육센터’, 홍릉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협력동’ 등 지금까지 총 7건의 설계공모에 대한 심사가 이곳에서 이뤄졌다.

설계공모 전문 홈페이지인 ‘프로젝트 서울’도 고도화했다. 참가자들이 홈페이지에 작품을 업로드하고 심사위원들이 홈페이지와 연결된 프로그램 안에서 투표를 하면 자동집계가 이뤄지고 심사평까지 바로 업로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디지털 공모’는 특히 참여 건축가들의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어 앞으로 국내·외 건축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서울시 공공건축물 설계공모에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은 A1~A0 사이즈의 대형 패널과 설계설명서 제작에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했고 작품 제출을 위해 서울시를 직접 방문해야 했다. 해외배송으로 패널을 제출해야 하는 해외 건축가들의 경우 배송 중 작품 훼손이나 배송 지연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 역시 많게는 수백 개의 패널을 접수·보관·운송·설치하기 위한 비용과 인력 부담을 덜어 설계공모와 심사에 수반되는 많은 행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으로 공공건축물 설계공모를 디지털 공모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재 디지털 공모로 진행 중인 ‘서울사진미술관 건립 설계공모’의 2차 발표심사를 18일 오전 10시 공개심사로 진행한다.

서울사진미술관은 공공 사진미술관으로 국내·외 건축가들의 많은 관심 속에 총 74개 팀이 작품을 제출했다. 이중 1/3 이상이 해외 건축가였다.

심사는 5인의 심사위원회가 맡았다. 심사위원장 최춘웅 서울대학교 교수와 김정은 공간 편집장, 김홍남 아시아뮤지엄연구소 소장, 양수인 삶것건축사사무소 대표, 장윤규 운생동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조재원 공일스튜디오 대표가 참여했다.

2차 발표심사에서는 최종 당선작과 2~5등 작품을 결정한다. 설계자의 작품설명과 심사위원 질의응답, 토론 등 설계안을 뽑는 과정을 시민들에게 오픈해 공공건축물에 대한 공감대를 나누는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직접 참관을 원하는 시민은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신청하면 되며 도시공간개선단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설계공모 참가자와 심사위원들은 서울시의 ‘디지털 공모’를 4차산업에 대비하고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건축설계의 필수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또,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공모 방식이자 행정 혁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태형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장은 “디지털 심사로의 전환을 통해 국내 설계공모 문화 혁신을 선도하겠다”며 “시민에게 열린 공개심사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설계공모를 정착시킬 뿐 아니라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벤치마킹하는 설계공모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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